2026. 6. 17. 10:32ㆍ강로그 주짓수



Albino & Preto, 주짓수를 하나의 문화로 만든 브랜드
주짓수를 오래 하다 보면 도복은 단순한 운동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처음에는 “튼튼한가?”, “가볍나?”, “시합에서 입을 수 있나?” 정도를 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복은 내가 어떤 주짓수를 하고 싶은지, 어떤 매트 문화를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언어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Albino & Preto, 줄여서 A&P는 단순한 도복 브랜드라기보다
주짓수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로 확장해온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A&P 공식 사이트만 봐도 이 브랜드가 단순히 기모노, 즉 도복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제품 카테고리는 Kimonos/Gis, Nogi, Apparel, Accessories, Kids, Womens, Collaborations, Wrestling 등으로 나뉘어 있고, Projects, Not A Magazine, A+ Perspective 같은 콘텐츠 영역도 따로 운영되고 있다.
즉, A&P는 “주짓수 용품 브랜드”를 넘어서 주짓수와 연결된 생활, 취향, 시각 문화를 함께 다루는 브랜드다.


브랜드의 시작: 매트 위에서 출발했지만, 매트 밖으로 확장되다
Albino & Preto는 Arvie Gimeno가 이끄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브랜드다. DESCENDANT와의 인터뷰에서 A&P는 주짓수와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하는 콘셉트를 가진 브랜드로 소개되며, Arvie는 브라질리언 주짓수 블랙벨트이자 A&P의 디렉터로 소개된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Albino & Preto는 2011년에 설립되었고,
처음에는 주짓수 유니폼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주짓수 유니폼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했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많은 도복 브랜드가 “좋은 도복”을 만든다.
하지만 A&P는 도복을 시작점으로 삼아 주짓수를 문화, 패션, 디자인, 커뮤니티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Arvie는 같은 인터뷰에서 A&P의 디자인이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웨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또한 주짓수를 인종, 성별, 종교,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이는 “common ground”로 바라본다. 이 표현은 A&P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주짓수는 이상한 운동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몇 분 뒤에는 서로 목을 조르고, 팔을 꺾고, 땀을 섞는다. 그런데 그 과정이 끝나면 서로 악수하고, 웃고, 다시 배운다. 매트 위에서는 직업, 나이, 배경이 잠시 사라지고, 결국 “같이 배우는 사람”만 남는다.
A&P가 말하는 common ground는 바로 그 감각에 가깝다.

“On the mat, off the mat” — A&P가 특별한 이유
A&P가 흥미로운 이유는 주짓수를 매트 안에만 가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Arvie는 DESCENDANT 인터뷰에서 A&P가 “on the mat and off the mat”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즉, A&P의 제품은 단순히 운동할 때 입는 장비가 아니라, 매트 밖에서도 주짓수 정체성을 은근하게 드러내는 물건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이 방향이 현대 주짓수와 잘 맞는다고 느낀다.
과거 주짓수 문화가 “강함”이나 “실전성”에 집중했다면, 지금의 주짓수는 조금 더 넓어졌다.
누군가에게 주짓수는 시합이고, 누군가에게는 건강이고, 누군가에게는 커뮤니티이며, 누군가에게는 삶의 리듬이다.
A&P는 이 흐름을 잘 읽은 브랜드다.
도복은 매트 위에서 기능해야 하고,
의류는 매트 밖에서 자연스러워야 하며,
브랜드는 그 둘 사이를 연결해야 한다.
A&P는 이 연결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제품군: 도복, 노기, 의류, 그리고 협업
A&P의 기본은 당연히 주짓수다.
공식 사이트에서는 Kimonos/Gis 카테고리가 Essential, Classic, Specialty로 나뉘어 있고, 노기, 어패럴, 액세서리, 키즈, 여성 라인도 함께 운영된다. 또한 Collaborations 카테고리도 별도로 존재한다.
이 구성이 말해주는 건 명확하다.
A&P는 도복 하나로 끝나는 브랜드가 아니다.
도복
노기
일상복
액세서리
협업 컬렉션
콘텐츠
프로젝트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세계관을 만든다.
주짓수 브랜드가 도복을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좋은 브랜드는 “이 도복을 입는 사람은 어떤 문화를 좋아할까?”까지 생각한다.
A&P는 바로 그 지점에서 강하다.


협업으로 증명한 브랜드의 방향성
A&P를 이야기할 때 협업을 빼놓을 수 없다.
공식 Lookbooks 페이지에는 Jahan, FITTED & Sig Zane, ’47 MLB, G-SHOCK, Medicom Toy, DESCENDANT, Wu-Tang Clan, Realtree, Nike SB, BYBORRE, atmos Japan, Dickies Japan, STASH, Saucony, Gundam Wing, NBA, Native Sons, Padmore & Barnes, Hot Wheels, Star Trek, Garfield, SpongeBob 등 다양한 협업이 정리되어 있다. 이 목록만 봐도 A&P가 단순히 주짓수 시장 안에서만 움직이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건 협업의 범위다.
스포츠, 스트리트웨어, 스니커즈, 그래피티, 애니메이션, 농구, 스케이트보드, 아웃도어, 아트토이까지 연결된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계속 주짓수가 있다.
A&P의 협업은 “주짓수와 상관없는 로고 놀이”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주짓수라는 핵심을 다른 문화권으로 확장하는 방식에 가깝다.
예를 들어 Nike SB와의 협업은 “Jiu Jitsu meets skateboarding”이라는 문장으로 소개되었고, A&P는 2011년에 설립된 이후 주짓수와 더 넓은 문화 영역을 연결해온 브랜드로 설명된다. 해당 소개에서는 A&P가 스포츠 중심 의류에서 출발해 라이프스타일 중심 접근으로 확장되었다고 정리한다.
주짓수와 스케이트보드는 겉보기엔 다르다.
하지만 둘 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고, 커뮤니티 안에서 성장하는 문화다.
A&P는 이런 공통점을 잘 포착한다.



Oakley와의 글로벌 컬렉션
A&P가 주짓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얼마나 넓게 확장되고 있는지는 Oakley와의 협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Oakley 공식 미디어 허브는 2025년 8월, Oakley와 Albino & Preto가 첫 글로벌 주짓수 컬렉션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이 컬렉션은 아이웨어와 무술 의류를 포함하며, 주짓수 아이템은 기능적 사용과 일상 착용을 모두 고려해 디자인되었다고 설명된다. 또한 Oakley는 A&P를 “Brazilian Jiu-Jitsu lifestyle brand”로 소개했다.
이 협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큰 브랜드와 작업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주짓수가 이제 더 이상 좁은 매트 문화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이 주짓수를 운동이자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고, A&P는 그 흐름의 앞쪽에 서 있다.
A&P x Oakley 컬렉션은 도복, 노기 세트, 래시가드, 아이웨어 등을 포함했고,
주짓수 벨트 랭킹 컬러를 디자인 요소로 은근히 녹였다는 설명도 있다.
이런 디테일이 A&P답다.
노골적으로 “나는 주짓수 브랜드다”라고 외치기보다, 주짓수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DESCENDANT 협업: 주짓수의 철학을 옷으로 풀어내다
A&P의 협업 중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일본 브랜드 DESCENDANT와의 협업이다.
공식 Lookbook에 따르면 이 협업은 “Unbeaten by Rain & Wind”라는 정신에서 영감을 받았고,
A&P 디렉터 Arvie Gimeno와 DESCENDANT 디렉터 Tetsu Nishiyama의 오랜 관계와 서로의 장인정신,
철학에 대한 존중에서 만들어졌다.
A&P는 이 협업을 설명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어떤 조건에서도 나아가는 팀의 모습이 주짓수의 본질과 닮아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정신적, 기술적, 신체적 탁월함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를 주짓수의 여정으로 설명한다.
이 문장은 주짓수를 오래 한 사람에게 깊게 와닿는다.
주짓수는 매일 좋아지는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자주 막히고, 당하고, 패스당하고, 탭을 친다.
그럼에도 다시 매트에 올라간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결국 다시 도복을 입는다.
이런 태도 자체가 주짓수의 한 부분이다.
A&P는 바로 그 태도를 제품과 이미지로 풀어낸다.



A&P가 추구하는 미학
A&P의 디자인은 화려하게 소리치는 쪽보다, 주짓수를 아는 사람에게 조용히 말을 거는 쪽에 가깝다.
도복의 원단감, 패치 위치, 벨트 컬러에서 따온 팔레트, 사시코 패브릭, 기모노 재킷의 실루엣, 매트 위와 매트 밖을 동시에 고려한 스타일링.
이런 요소들은 주짓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디자인으로 보일 수 있지만, 주짓수를 해본 사람에게는 분명 다른 의미로 읽힌다.
Arvie는 DESCENDANT 인터뷰에서 약 20년 동안 “Jiu Jitsu”라는 거대한 프린트를 넣지 않고도
어떻게 주짓수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일반 코튼 봄버 재킷의 라펠에 도복 스티치에서 영감받은 디테일을 넣어 지퍼를 닫았을 때 기모노처럼 보이게 하는 식이다.
또한 사시코 패브릭이나 주짓수 벨트 랭킹에서 가져온 컬러 팔레트도 언급한다.
이게 A&P의 매력이다.
“주짓수”라고 크게 쓰지 않아도,주짓수를 하는 사람은 알아본다.

주짓수 브랜드가 가져야 할 새로운 기준
나는 좋은 주짓수 브랜드가 가져야 할 기준이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매트 위에서 기능해야 한다.
도복은 튼튼해야 하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며, 훈련과 시합을 견뎌야 한다.
둘째, 매트 밖에서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주짓수는 하루 한두 시간만 하는 운동이지만, 주짓수를 하는 사람의 삶은 매트 밖에서도 이어진다.
셋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 브랜드는 내가 생각하는 주짓수와 맞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A&P는 이 세 기준을 꽤 높은 수준에서 시도해온 브랜드다.
기능
디자인
문화
협업
커뮤니티
이 다섯 가지를 하나로 묶는 데 강하다.

A&P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Albino & Preto는 주짓수를 도복 안에만 가두지 않는 브랜드다.
매트 위에서는 기능하는 장비를 만들고,
매트 밖에서는 주짓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며,
협업을 통해 주짓수가 다른 문화와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A&P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유명한 브랜드와 협업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 협업들이 모두 주짓수라는 중심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주짓수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기술도, 선수도, 체육관도, 브랜드도 변하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A&P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브랜드처럼 보인다.
“주짓수는 매트 위에서 끝나는가, 아니면 우리의 삶과 취향까지 이어지는가?”
나의 대답은 분명하다.
주짓수는 매트 밖에서도 계속된다.
그리고 Albino & Preto는 그 사실을 가장 세련되게 보여주는 브랜드 중 하나다.
모든 이미지 출처: A&P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ALBINO & PRETO WORK WEAR
Everyday apparel started to channel the energy of action sports and concepts that drive fusion in different cultures.
www.albinoandpre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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